매주 수요일 삼성그룹 계열사 최고 임원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현안을 논의하고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모임에서 선별된 최고의 명강의 30편이 수록된 《삼성의 CEO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책 장자에게서 배우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리더십 편에서는 '곤과 붕, 참새와 뱁새' 이야기가 나온다.
2500년 전 중국의 철학자 장자는 그의 사상서 《장자》의 《소요유》 1장 1편에서 곤이라는 큰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곤은 본래 물에서 살던 커다란 물고기였다. 그런 곤이 어느 날 '붕'이라는 큰 새로 변해 하늘로 올라갔다. 붕은 9만 리를 날아간 뒤에야 한 번의 휴식을 취했다. 9만 리는 약 3만5000킬로미터로 거의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4만 킬로미터)다. 본래 새였던 참새와 뱁세는 이런 붕을 이해하지 못한다.
'붕은 왜 저렇게 높이, 멀리 날아가고 나서야 쉬는 걸까? 나뭇가지 하나를 옮겨 다닐 때마다 쉬면 안 될까?'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먼저, 곤은 왜 붕이라는 새로 변했을까? 거대한 물고기였던 곤은 물속을 지배하는 제왕이었다. 물속에 있을 때에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먹을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곤이 물을 버리고 하늘로 올라간 이유는 자신이 몸집을 키울수록 물고리를 다 잡아먹게 되고, 먹이가 사라지면 자신도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안이한 생각을 하는 순간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던 곤은 생존을 위해 새로 변한 것이다.
물에서만 살던 곤은 하늘로 올라가면서 자신이 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물과 땅의 경계를 넘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먹을거리도 훨씬 더 잘 찾을 수 있다. 곤이 붕으로 변한 것은 환경의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이었다.
참새와 뱁새는 붕의 높은 뜻을 이해했을까? 장자는 참새와 뱁새가 붕의 뜻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겼다. 붕과 참새, 뱁새는 서로 언어도 다르고 관점도 다르다. 붕은 9만 리를 날아다니지만 참새와 뱁새는 자신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은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
- 《삼성의 CEO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백강녕, 안상희, 강동철 지음 / (주) 웅진씽크빅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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