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도≫ 존 스토트
1장 - 불순응
2장 - 닮음
3장 - 성숙
4장 - 창조 세계를 돌봄
5장 - 단순한 삶
6장 - 균형
7장 - 의존
8장 - 죽음
존 스토트 목사님의 《제자도》를 읽고..
나는 그동안 나를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아들’ 정도로만 부담 없이 편하게 생각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냥 하나님으로부터 내리사랑만 받아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도 당연히 주님의 제자라고 말할 수 있었겠지만, 사실 나는 주님의 ‘제자 됨’이라는 것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을 이렇게 밀어내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故 존 스토트 목사님의 제자도를 읽으면서 나의 신앙의 자세와 태도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특별히 나는 최근 몇 년을 보내오며 나의 신앙생활에서의 몇몇 쉽게 이해할 수 없고, 풀리지 않는 도전적인 부분들을 마주 해오고 있는 것도 같은데,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다니엘 3:18)’라는 고백을 주님은 나에게 원하시는 것 같기도 함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 책의 앞부분에 언급된 ‘너희는 나를 불러 주여 주여 하면서도 어찌하여 내가 말하는 것을 행하지 아니하느냐? (누가복음 6:46)’ 말씀은 마냥 어린아이나 같이 대부분 그저 빨리 해결 받고만 싶어 했었던 신앙인으로서의 미성숙했던 나에게 점검이 필요함을 인정할 수 있도록 자연스레 안내해 주었다.
책에서 말하는 제자도 목록의 8가지 각 주제의 내용들이 모두가 나에게는 도전이고, 위로이고 때로는 격려가 되었다. 가장 먼저 ‘불순응’과 ‘닮음’의 챕터를 읽으면서는 세상 속에서의 구별된 하나님의 제자로써 살아야 하는 굳건한 마음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배우고 마음을 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선한 행위, 이치에 맞는 행동들만을 생각해 볼 때 인간인 우리가 행하는 것들에는 참 그 안에 한계가 있지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그러한 고민의 와중에 마침 ‘닮음’ 마지막 장에서 말하는 ‘성령의 내주’에 대한 문단을 읽으면서 ‘예수님의 영이 내 속에 들어온다면, 나도 그분처럼 살 수 있다’ 즉, 성령님의 동행과 함께 우리는 비로소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의 그리스도인으로 완성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격려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누가복음 11:13).
‘성숙’에 관한 챕터를 읽으면서는, 지금까지 나는 성숙을 어쩌면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수동적인 어느 한 편으로 더 이해했었던 것 같음을 느꼈다. 한없이 참고,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깊은 침묵만이 성숙으로 연결되는 줄로만 알아왔던 것 같은데, 많은 부분이 나 자신에 초점을 두었던 오류였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성숙은 비로소 나를 넘어서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께 순종하고 온전한 관계의 시각으로 관계를 형성시켜나아가는, 보다 더욱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의 몰입과 모습이구나 함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더 나아가 복음을 선포하고 전파하는 것에 대한 것까지 가 우리 제자들에게 필요한 성숙의 완성 단계임을 배울 수 있었다.
‘창조 세계를 돌봄’에 대해서는 그동안 너무 당연히 생각해왔었던 우리의 자연과 환경 생태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하나님이 인간인 우리에게 맡겨 주시고 보존하고 개발하기를 허락하신 것에 대한 책임의식의 필요를 배울 수 있었다. 사실 어쩌면 글로만 읽고서 한편의 지식 혹은 생각으로만 오래 남을 수도 있었던 내용이기도 했었지만, 감사하게도 마침 잠시 산책을 다녀오는 중에 공원을 거닐며 공원 주변 곳곳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들을 손수 준비해온 쓰레기 집게와 쓰레기봉투에 주워 담으며 산책하시는 어느 노부부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또 우연히 SNS를 통한 뉴스에서 어느 유명인이 지인들과 같이 바닷가 해변 근처를 돌며 쓰레기를 줍고자 했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일상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을 더욱 소중히 보존하고자 노력하는 것들이 주님이 마땅히 기뻐 받으시는 작은 예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단순한 삶’에 대한 챕터에서는 특별히 현재 신혼을 보내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었다. 결혼 후 신혼생활을 시작하며 앞으로 가정 재정계획에 대해서 열심을 갖고 경제/재테크 관련 서적을 읽고 함께 공부하며 대화를 나누고 계획하는 시간들을 가지곤 해왔는데, 물질과 재정의 주인이 되시는 우리 주님께 더 우리의 시선을 돌려드리지 못 한 것에 대한 뭔가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다. 책임 있는 삶을 살라는 부르심에 책임 있는 증인이 되고자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하며 고민하고 주님이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길을 나와 아내가 걷고 있기를 소망한다. 이어서 이러한 고민하는 주제에 대해 균형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여전히 단순하지 못하게 뭉쳐있음을 느끼던 중에 ‘균형’에 대한 책장을 넘겨가며 어느 정도 이 부분에 대한 답변까지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과 예배, 시민과 순례자 사이에서 우리에게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우리의 실패는 거의 모두 제자의 포괄적인 정체성을 잊어버리는 태만에서 나온다’는 존 스토트 목사님의 조언이 모든 것에 있어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실제적인 척도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과 깨달음이 되었다. 반대편에 몰두하게 될 위협, 그리고 인간. 그러므로 나는 더욱 맞는 편에 몰두하는데 날마다 힘써야겠다. ‘공동의 교제’, ‘예배’, ‘순례자’.
‘의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젊었던 20대 초, 중반의 시절에 허리 디스크를 판정받고 똑바로 곧게 서거나 10m 이상 걷기조차 고통스러워했었던 순간들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수술 없이 몇몇 재활과 치료의 방법들을 통해 서서히 곧 어느 정도 회복이 되는 은혜의 경험이 있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건강에는 무엇보다 자신하던 부분이 조금 있었는데 젊은 청년인 나에게 허리 디스크라는 소식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절망의 한 이유가 되기도 했었다. 남들에게 조금의 아픈 모습, 그 흔한 감기조차도 보이고 싶어 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허리 디스크로 아픔을 경험하던 과정의 순간들을 통해 존 스토트 목사님께서 책에서 말씀하시는 인정하고 의존할 때 비로소 얻게 되는 자유함을 조금씩 배워갈 수 있었던 것 같아 다시 감사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운동의 부족인지 그때 아픔과 고통이 생각날 만큼 허리와 오른쪽 골반 부분의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기도 한데, 책에 쓰인 말씀처럼 ‘하나님은 우리가 의존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라는 조언의 말씀에서 더욱 스스로 위로와 격려를 찾아가기를 노력해 보고자 한다. 더불어, 이러한 나의 연약함과 주님에 대한 의존의 연습이 날마다 더욱 성장하여서 내 안에 내가 계속 죽어 언젠가 마주하게 될 육신의 죽음 앞에서도 두려움에 갇혀 발버둥 치는 어느 인간의 모습이 아닌, 온전히 그때도 주님을 여전히 의존할 줄 아는 자유함으로 평안함 속에 새 생명으로 나아가는 그때의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책을 다 읽고 한 번 더 특별히 감명받았던 책장들을 다시 살펴보며 주님이 원하시는 제자도의 가장 기본 축에 있는 중심 요소는 ‘죽음’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갈라디아서 2:20). 날마다 내 안의 내가 죽는 것, 그리고 그렇게 주님을 따르는 것. ‘내 안에 사는 이 예수 그리스도니 나의 죽음도 유익함이라’라는 찬양의 고백이 내 안에 거짓 없이 날마다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부디 부족함 많은 아들에게 은혜와 자비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린다. 천로역정을 다시 읽어보고자 한다. 천국으로 달려가는 여정 가운데 수많은 상황들 속에 수없이 나를 죽이고자 분투했던 순례자의 천로역정을 다시 묵상해보며 성령님과 동행하여 나도 그 인생의 여정의 끝에서 주님 앞에 섰을 때 꼭 칭찬받는 제자로 천국에 들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제자도 목록을 만들어본다면 나는 아마도 믿음, 소망, 사랑의 의미가 들어간 ‘인내, 오래 참음’에 대한 요소를 꼭 포함하고 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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